요즘 후쿠오카 시내의 지하철 역에는 ‘승차 매너’를 주제로 한 포스터 그리기 대회에서 입상한 학생들의 작품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거의 한달 전부터 붙여져 있었지만 크게 눈여겨 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지인을 기다리던 중, 마침 제 눈 앞에 붙여져 있는 포스터들을 보며 문득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한국과 일본의 지하철 안의 풍경은 꽤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본 지하철 안은 한국에 비해 매우 조용합니다. 열차 안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을 지금까지 본적이 없고, 옆 사람과 대화하는 사람은 있지만 한국에 비해 그 수가 적습니다. 그래서 조용하긴 하지만 처음에는 제 행동이 제압당하는 것 같은 왠지 모를 중압감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적막한 분위기가 자연스러워졌고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니 오히려 편안한 기분마저 듭니다.
반면 한국의 열차 안은 일본에 비해 다소 시끄럽습니다. 자유롭게 전화 통화를 하는 사람도 있고, 목적지까지 이야기하며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한국의 열차를 경험한 일본인 친구가 한국은 열차 안에서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전화할 수 있어서 마음이 너무 편했다,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게 정말 즐겁고 좋았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열차 분위기를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느끼는 게 참 재미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다시 포스터로 눈을 돌려, 어느 나라에서나 중요한 건 열차 내에서는 공공 질서를 지켜야 한다는 거지만, 그것이 지나쳐 개인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개인의 자유가 방종이 되어 타인에게 폐를 끼치는 것도 물론 안되겠지요. 이 두 가지를 조화롭게 엮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하며 막 도착한 지하철에 몸을 실으며 오후의 단상을 끝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