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인종을 막론하고 부모라면 자식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같을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태어난지 100일째 되는 날인 ‘백일’ 과 1년째 되는 날인 ‘돌’ 을 기념하고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빌듯이, 이곳 일본에서도 ‘시치고산’이라고 하는 아이를 위한 기념일이 있습니다. ‘시치고산’ 은 일본말로 시치=7, 고=5, 산=3 으로 숫자에서 따온 말입니다. 이는 남자아이는 3살, 5살 / 여자아이는 3살, 7살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매년 11월 15일에 신사 등에서 아이의 성장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무사히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는 행사입니다. 한국에서 돌잔치를 해주듯이 일본의 부모들도 시치고산 행사를 치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11월 초부터 15일 사이에 신사에 가보면 정장이나 기모노를 예쁘게 차려입은 아이가 부모와 함께 온 것을 자주 볼 수가 있습니다. 신사에서는 이 날을 기념하는 기념식도 열리는데요, 제가 갔을 때도 시치고산 기념식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부모 옆에 앉아서 젊잖은 모습으로 식에 참석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매우 어른스러워 보였습니다. 식이 끝난 후 신사 이곳 저곳에서 가족끼리 사진도 찍고 기도도 올립니다. 그리고 이 날 아이들은 ‘치토세아메’ 라고 하는 학과 거북이가 그려진 봉지에 담긴 가늘고 긴 엿을 선물 받는다고 합니다. ‘치토세’는 천년의 세월을 의미하고 봉투에 그려진 학과 거북이는 장수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것은 아이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선물한다고 하네요. 혹시 11월 중에 일본 여행을 하신다면 꼭 신사에 들러 ‘시치고산’의 풍경을 구경하며 한국의 돌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또한 예쁘게 기모노를 입고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 속으로 함께 미소지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