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수출기업들이 통화파생상품 `키코'에 가입해 입은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4조5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키코에 가입한 487개 수출기업의 손실은 3조1천874억 원(실현 손실 1조4천715억 원, 평가손실 1조7천16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447개 중소기업의 손실이 2조3천859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40개 대기업은 8천16억 원이었다.
수출기업들의 키코 손실이 지난 8월 말 1조6천943억 원에 비해 88.1% 급증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8월 말 1,090원에서 10월 1,291원으로 10원 오를 때마다 손실이 750억 원씩 늘어났고 이달 26일 현재 환율이 1478.1원으로 치솟은 점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 입은 손실은 4조5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키코 계약 잔액은 중소기업 42억 달러, 대기업 10억 달러 등 총 52억 달러로 8월 말보다 27억 달러 줄었다. 수출금액을 초과해 키코 계약을 한 곳은 중소기업 49곳(손실 3천374억 원), 대기업 6곳(손실 470억 원)이었다.
키코 상품은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시장가격보다 높은 환율로 외화를 팔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환율이 올라 애초 지정한 상단을 넘어서면 계약금액의 2~3배를 시장 가격보다 낮은 환율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손실을 보게 된다.